과도한 여름철 냉방… 만성비염·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의 적

이상기후 현상으로 무더위가 더욱 심해지며 수시로 에어컨을 가동하는 집이 늘고 있다. 그런데 과도한 냉방은 만성비염이나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환기를 시키지 않고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하면 공기가 차갑고 건조해지면서 코 점막이 말라 더욱 쉽게 자극을 받는다. 또한 에어컨 내부 청소를 소홀히 할 경우,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며 공기 중에 항원이 흩뿌려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코 점막이 말라 오염물질을 거르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각종 호흡기 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

 

박훈 대구 참이비인후과 원장에 따르면 공기 중의 먼지나 곰팡이 등은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박 원장은”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물질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 인해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가려움, 코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며”청소하지 않은 에어컨 필터에서 쏟아져 나오는 먼지, 곰팡이는 물론 집먼지 진드기, 반려동물의 비듬 등 다양한 물질에 의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지 점막에 알레르기로 인한 염증이 생기면 천식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만성적인 비염으로 인해 비강과 부비동까지 감염되며 호흡기 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다. 이러한 만성질환은 치료를 통해 증상이 개선되더라도 이내 다시 재발할 수 있어 평상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만성화 되기 전, 급성 알레르기 비염 등의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초기에 병을 잡아야 한다.

박훈 원장은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는 빠르게 증상을 완화할 수 있어 도움이 되며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면 꾸준히 의료기관을 찾아 보다 적극적으로 증상을 관리해야 한다”며”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등은 평소 생활 환경을 얼마나 꼼꼼하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치료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일대일 치료를 진행하는 동시에 스스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더워도 무조건 에어컨을 틀어 놓지 말고 실내 온도를 24~26도, 실내 습도를 40~60%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또한 수시로 환기를 하며 실내 공기 중의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정이나 사무실 등에서 사용하는 에어컨 필터를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하고 차량 이용자라면 차량 내 에어컨 청소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를 착용하면 공기 중 항원으로부터 기관지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 박 원장이다.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흔한 원인인 집먼지진드기와 곰팡이 등의 번식을 막기 위해서는 침구, 카펫, 커튼, 소파 등을 60도 이상의 온수로 자주 세탁하거나 햇볕에 소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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